보도자료

방학은 청소년을 게임 중독으로 내몰아 버리는가?

작성자
hakjunggam
작성일
2010-02-18 15:46
조회
178

                                              학부모정보감시단 대표 이경화 -


  얼마 전 나는 ‘우리 아이가 하루 종일 게임을 할까봐 방학이 무섭다’고 말하는 부모를 보았다. 이 부모의 말에 결코 동의하기 힘들었지만 이것이 현실이라고 한다면 요즈음 청소년들이 얼마나 게임에 매달려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어떤 전문가는 청소년들이 일정시간 이상은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기술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인터넷 셧다운제의 실시를 주장하는가 하면, 공공기관에서는 게임문제로 골치를 앓는 부모들의 근심을 덜어주고자 지역마다 새로이 중독치료센터를 개설하거나 또는 기존의 센터에서는 다양한 치료법을 내 놓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방학은 아이들에게 긴장을 풀고 자유롭게 자기 관리기술을 키워보라고 주어진 아이들만의 특권적인 시간이다. 그런데 부모는 쉬라고 주어진 방학 중에도 아이들이 온라인 학습을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환영의 눈길을 보낸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의 제안이 집에 있는 컴퓨터 앞에서 공부를 하겠다니 시간절약, 아이가 바깥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으니 아동안전 등의 이유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부모는 아이의 인터넷 접속을 허락하지만 부모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첫째, 인터넷 접속은 아이들에게 놀 거리, 인터넷 채팅, 온라인 게임, 온라인 쇼핑 등을 무한정 제공한다. 채팅은 학교 친구, 동네친구 이외에, 모르는 사람조차 참여하여 대화의 꽃을 피우도록 만들어져 있고, 게임은 본래부터 중독으로 이끌 만큼 재미있게 만들어져 있어서 아이들의 시간 개념을 마비시켜버린다. 결국 공부를 앞세운 인터넷 접속이 아이로 하여금 공부가 아닌 엉뚱한 일로 시간을 낭비해 버리고 몸을 지치게 만든다.  

  둘째, 아이들은 두뇌를 쉬면서 세상을 본다. 학교가 아닌 지역사회의 많은 그러나 잔잔한 구경거리를 통해 아이들의 두뇌는 은근히 자극을 받는다. 지역사회의 산, 바다, 자연, 시장, 생소한 사람, 박물관, 요양원 등과의 접촉을 통해 아이들은 숨겨진 오감각과 잠재된 요구를 꼼지락 거린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내면을 알게 모르게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창의성, 사회성, 사고력은 쑥쑥 자라게 된다. 나아가 아이의 표정도 밝아진다.   
방학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찾는 일에 대해 동기화되고 나아가 자아정체감을 형성시켜나가도록 만들어준다. 

한편, 나는 지난 해 말 행정안전부 정보화진흥원에서 주최한  ‘인터넷 중독 극복사례 공모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였다. 수백여 편의 극복사례를 읽으면서 나는 응모자들 대부분 게임중독의 위기를 왜 맞이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생활의 지루함, 교우관계의 어설픔, 게임 자체의 스릴 등이 게임에 매달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중독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의 중심에 가족이 있었다. 참가자 대부분 중독의 위기로부터 벗어나는데 가족의 도움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다시 말해, 부모의 올바른 지도가 자녀의 미래를 결정한다.   

부모는 자녀가 온라인 게임에 매달리는 것을 걱정하는데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자녀의 나아갈 방향을 안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는 자녀에게 방학 동안을 어떻게 보내도록 해야 할지 계획을 세워주어야 한다. 방안에 놓여 있는 컴퓨터 앞에서 보내려는 아이를 지역사회로 눈을 돌리도록 해 주는 것이다. 정보화도서관에서 영화, 책, 비디오를, 청소년 수련관에서 다양한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약간의 교통비를 제공하면 한강, 청계천 나들이, 친척집 방문을 통해 또 다른 자연의 경험도 가능하다. 부모는 이러한 여러 경험을 제공한 후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새 학년이 되면 어떤 공부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싶은지, 어떤 놀이로 자신의 여가를 즐길지 말이다.  

  우리 학부모정보감시간은 중학생으로 구성된 청소년판정단에게 영화등급 체험 기회를 마련하였다. 영화전문인이 되어 영화등급을 매겨보는 활동이다. 나는 많은 의도를 가지고 이 활동을 추진하였다. 학교 공부 때문에 볼만한 영화조차 즐길 기회를 갖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자신의 여가 생활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가져보자는 의도, 생소한 장소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는 세상나들이로 삶의 가치를 배우라는 의도, 이 활동 참여로 영화 아바타를 만든 카메론 디아즈처럼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라는 의도. 

  나는 이 활동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유명한 감독의 꿈을 꾸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다. 이 상상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래서 나는 방학이 아이들에게 게임중독이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부모를 납득하기 힘들다.